397화. 가장 빠른 길

삶을 비루하게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꿈꾸는 미래가 있다. 바로 언젠가 내 인생에도 해가 뜰 거라는 근거 없는 희망과 어딘가 자신을 빠르게 변화시켜 줄 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헛된 희망이다.

 

그 두 가지는 절대로 쉬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첫 번째, 삶이 변화하려면 현재의 행동이 변화해야 하는데 이런 유의 사람들은 자꾸 뭔가 빠르고 색다른 길을 원한다. 그래서 자꾸만 방법을 찾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 그러면서 시간은 계속해서 속절없이 지나간다.

 

두 번째, 그들은 우연한 계기가 자신에게 찾아와서 인생을 바꿔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연한 계기가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은 자신의 생활반경에서 특별한 일이 생길 가능성은 제로라는 이야기다.

 

세 번째, 지금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인생은 결국 습관이 모인 것이다. 뇌는 최적화된 삶을 원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하던 행동을 되풀이하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큰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현재를 바꾸려는 노력을 지속하지 않으면 변화란 있을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 번째 이유에서 계속 같은 삶을 살아간다.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은 없다. 인간은 언제나 죽음이라는 목적지를 향해서 현재를 즐기며 살아갈 뿐인데 자꾸만 그 길에서 화려하게 무엇인가 하고 싶은 욕심을 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꾸만 초라해진다.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들은 누가 떠받들어주지 않아도 특별한 운이 찾아오지 않아도 스스로 빛을 내며 걸어간다. 가장 빠른 길은 사실 천천히 모든 발걸음을 즐기며 걸어가는 길이다. 어떤 일에도 즐겁고 희망을 찾으며 걸어갈 수 있다면 어떻게 그 길이 지루하고 긴 길일 수 있겠는가. 결국 어떻게 느끼느냐의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