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화. 일상

일상을 유지한다는 것. 그것은 인간의 당연한 본능이다. 에너지효율을 최대한으로 가지면서 안정이 보장된 하루를 보내는 것이 당연한 선택일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일상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일상의 재미 또한 잃어간다는 것을 말한다. 일상이라는 것은 변화하지 않는 하루들을 말하고 그런 시간들을 계속해서 보내다 보면 시간외곡현상이 일어나며 도대체 뭘 하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잊어먹게 되는 것이다. 그런 하루들을 인식하는 순간 인간은 큰 허무감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삶을 꿈꾼다. 그리고 며칠 뒤에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인간에게 있어서 일상이라는 것은 현재 자신의 모습이며 미래의 모습과도 같다. 그 일상을 바꾸고 싶다면 당장이라도 현재 삶의 모든 것을 바꿀 용기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행동으로 어렵고 힘든 하루를 보낼 각오 말이다. 삶은 쇼핑처럼 마음에 드는 것만 쏙쏙 골라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가지고 거래해야 하는 아주 값지고 어려운 것이다.